
주방이나 욕실에서 수도꼭지를 틀었는데 갑자기 ‘삐’, ‘삐이’ 하는 높은 소리가 들릴 때가 있습니다.
물을 약하게 틀었을 때는 괜찮다가 어느 정도 세게 틀면 휘파람 같은 소리가 나기도 하고, 반대로 특정 위치에서만 소리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이런 소리가 들리면 가장 먼저 수압이 너무 센 것은 아닌지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다른 수도꼭지는 조용한데 특정 수도꼭지 하나에서만 소리가 난다면 수압을 조절하기 전에 훨씬 간단하게 확인할 곳이 있습니다.
바로 수도꼭지 물이 나오는 끝부분에 달린 에어레이터입니다.
수도꼭지 끝에 있는 작은 망을 먼저 확인하세요
수도꼭지 출수구 끝을 자세히 보면 작은 망 형태의 부품이 들어 있는 제품이 많습니다.
흔히 수도꼭지 거품기라고 부르기도 하는 에어레이터입니다.
이 부품은 물과 공기를 섞어 물줄기를 정돈하고 일정한 유량을 만드는 역할을 합니다.
문제는 오랫동안 사용하면서 이 작은 통로에 이물질이나 침전물이 쌓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부 통로가 막힌 상태에서 물이 지나가면 정상적인 상태와 물 흐름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갑자기 수도꼭지에서 높은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면 집 전체의 수압 문제로 판단하기 전에 에어레이터 상태부터 확인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이전에는 소리가 없었는데 최근 들어 특정 수도꼭지에서만 소리가 난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이런 증상이 함께 있다면 에어레이터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수도꼭지에서 삐 소리가 나는 것과 함께 물줄기 모양도 살펴보세요.
예전에는 물이 아래로 고르게 떨어졌는데 최근 물줄기가 한쪽으로 퍼지거나 여러 갈래로 튄다면 에어레이터에 이물질이 끼어 있을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물을 틀었을 때 유량이 예전보다 줄어든 것처럼 느껴지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로 수도꼭지 제조사에서도 에어레이터나 유량 제한 부품이 막히면 유량이 크게 감소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따라서 ‘소리가 난다’는 한 가지 증상만 보는 것보다 물줄기가 고른지, 유량이 달라졌는지를 함께 비교하는 것이 원인을 찾는 데 도움이 됩니다.
에어레이터 때문인지 간단하게 확인하는 방법
분리가 가능한 수도꼭지라면 에어레이터를 제거한 상태에서 물을 잠시 흘려보는 방법이 있습니다.
이때 중요한 것은 제거 전과 제거 후의 차이입니다.
에어레이터를 뺐더니 이전에 들리던 높은 소리가 사라지고 물도 자연스럽게 나온다면 에어레이터 내부의 이물질이나 막힘을 우선 확인해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에어레이터를 제거했는데도 같은 소리가 그대로 난다면 원인이 다른 곳에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수도꼭지마다 에어레이터의 분리 방법이 다르고 출수구 안쪽에 숨겨진 형태도 있으므로 무리하게 공구로 돌리지는 않는 것이 좋습니다. 표면에 흠집이 생기거나 부품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얗게 굳은 것이 보인다면 침전물일 수 있습니다
에어레이터를 분리했을 때 망 주변에 하얗거나 누렇게 굳은 물질이 붙어 있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속의 미네랄 성분 등이 쌓여 생긴 침전물일 수 있습니다.
제조사들은 이런 침전물이 있는 에어레이터를 세척하는 방법 중 하나로 물과 백식초를 섞은 용액을 사용하도록 안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모든 수도꼭지 부품의 재질과 표면 마감이 동일한 것은 아니므로 강한 산성 세제나 금속 도구로 무리하게 긁는 방법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분리 가능한 망에 작은 모래나 이물질이 끼어 있다면 흐르는 물로 충분히 씻어낸 후 다시 조립하고 소리가 달라졌는지 확인합니다.

에어레이터를 청소했는데도 삐 소리가 난다면?
여기서부터는 확인 범위를 넓혀야 합니다.
수도꼭지 내부에는 손잡이 움직임에 따라 물의 양과 온도를 조절하는 밸브나 카트리지가 들어갑니다.
이 부분이 마모되거나 내부에 이물질이 들어가면 물 흐름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손잡이를 특정 위치에 놓았을 때만 소리가 난다면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물을 아주 약하게 틀었을 때는 조용하고 손잡이를 중간 정도 열었을 때만 삐 소리가 나다가 완전히 열면 다시 조용해지는 식입니다.
이 경우 단순히 수도꼭지 끝부분만의 문제라고 단정하기보다는 내부 밸브나 카트리지까지 점검 범위를 넓혀볼 수 있습니다.
온수와 냉수 중 한쪽에서만 소리가 나는지도 확인하세요
또 하나 놓치기 쉬운 확인 방법이 있습니다.
물을 차갑게 했을 때와 뜨겁게 했을 때 소리가 같은지 비교해 보는 것입니다.
냉수에서는 괜찮은데 온수 방향에서만 소리가 나거나 반대로 냉수에서만 발생한다면 문제 범위를 좁히는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특정 방향에서만 발생한다면 해당 수도꼭지 내부의 유로뿐 아니라 연결 호스나 공급 밸브 쪽까지 확인해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온수와 냉수 모두에서 비슷하게 발생하면서 에어레이터를 제거했을 때 소리가 없어졌다면 수도꼭지 끝부분을 먼저 살펴볼 근거가 더 커집니다.
수압 문제는 언제 의심해야 할까?
한 수도꼭지에서 소리가 난다고 바로 집 전체의 수압이 높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오히려 주방 수도꼭지만 소리가 나고 욕실이나 다른 수도꼭지는 평소와 똑같다면 해당 수도꼭지 자체에서 원인을 찾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반대로 집 안 여러 수도꼭지에서 비슷한 소리가 동시에 발생하거나 물을 틀고 잠글 때 배관에서 큰 소음이 반복된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 경우에는 특정 에어레이터 하나의 막힘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우므로 급수 계통이나 수압 등 다른 원인까지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배관에서 심한 충격음이 반복되거나 누수가 의심되는 증상까지 있다면 직접 수도꼭지를 분해하기보다 전문가에게 점검을 요청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삐’ 소리가 날 때 확인하는 순서
먼저 소리가 수도꼭지 끝에서 나는지 손잡이 아래쪽이나 벽 안쪽에서 나는지 귀로 위치를 확인합니다.
다음으로 물줄기가 예전보다 약해졌거나 한쪽으로 퍼지지는 않는지 살펴봅니다.
분리가 가능한 제품이라면 에어레이터를 확인해 이물질이나 침전물이 쌓여 있지 않은지 살펴보고 세척합니다.
그다음 에어레이터를 제거했을 때와 다시 장착했을 때 소리가 달라지는지 비교합니다.
그래도 소리가 계속된다면 손잡이를 여는 정도에 따라 소리가 달라지는지, 온수와 냉수 중 특정 방향에서만 발생하는지 확인합니다.
이런 확인을 거쳐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그때 수도꼭지 내부 카트리지나 밸브, 연결부와 급수 상태까지 점검 범위를 넓히는 것이 좋습니다.
수도꼭지를 틀 때 갑자기 휘파람 같은 소리가 난다고 해서 무조건 수압부터 조절할 필요는 없습니다.
특히 집 안의 다른 수도꼭지는 조용한데 한 곳에서만 ‘삐’ 소리가 난다면 가장 간단한 곳부터 확인해보세요.
수도꼭지 끝에 있는 작은 에어레이터 하나가 원인을 찾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