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안 신은 운동화 밑창이 갑자기 벌어졌다면? 접착제보다 먼저 알아야 할 ‘이것’

신발장에 넣어두었던 운동화를 오랜만에 꺼냈는데 황당한 일이 생길 때가 있습니다. 겉은 거의 새것처럼 깨끗하고 밑창도 많이 닳지 않았는데 몇 걸음 걷자 갑자기 밑창이 벌어지는 경우입니다.

“별로 신지도 않았는데 왜 이러지?”

이럴 때 가장 먼저 접착제가 떨어졌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순간접착제나 신발용 접착제로 다시 붙이면 될 것 같지만, 접착제를 사용하기 전에 먼저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운동화 밑창과 중창의 상태입니다.

운동화는 많이 신어서만 낡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소재가 사용됐느냐에 따라 신지 않고 보관하는 동안에도 노화가 진행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안 신었는데도 운동화가 낡을 수 있을까?

가능합니다.

운동화의 수명을 단순히 ‘몇 번 신었는지’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이유입니다.

신발 밑부분에는 고무뿐 아니라 EVA, 폴리우레탄(PU), TPU 등 다양한 소재가 사용됩니다. 그중 일부 신발의 중창이나 밑창에 사용되는 폴리우레탄은 시간이 지나면서 수분의 영향을 받아 화학적으로 분해되는 가수분해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특히 오래 보관한 신발을 다시 신었을 때 중창에 작은 균열이 생기거나 재질이 푸석해지고 심하면 부스러지는 형태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겉모습만으로 알아차리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신발 윗부분은 깨끗하고 밑창 무늬도 선명해서 충분히 신을 수 있을 것처럼 보이는데, 내부 소재에서는 이미 노화가 진행됐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신지 않았던 운동화를 신고 나갔다가 갑자기 밑창 문제가 나타나는 일이 생길 수 있습니다.

밑창이 벌어졌다고 모두 ‘가수분해’는 아닙니다

여기서 한 가지 구별해야 합니다.

운동화 밑창이 벌어졌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가수분해라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가수분해는 폴리우레탄 소재 자체가 수분과 시간의 영향을 받아 열화되는 현상입니다. 반면 운동화의 갑피와 밑창 또는 중창과 아웃솔을 연결한 접착 부위가 떨어지는 ‘박리’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두 현상은 겉으로 보면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자세히 보면 차이가 있습니다.

벌어진 부분의 소재가 단단하고 형태도 그대로인데 접착된 경계만 깔끔하게 떨어졌다면 접착층의 문제일 가능성을 먼저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중창을 손으로 눌렀을 때 푸석하거나 균열이 있고, 가루나 작은 조각이 떨어지거나 재질 자체가 삭은 것처럼 보인다면 단순히 접착제만 다시 바르는 것으로 해결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즉, 접착제를 꺼내기 전에 먼저 확인할 것은 ‘어디가 떨어졌는지’입니다.

오래 보관한 신발일수록 먼저 확인해야 하는 이유

폴리우레탄의 가수분해는 신발을 신고 걷는 순간에만 진행되는 현상이 아닙니다.

신발장에 넣어둔 상태에서도 시간이 흐르고 주변의 수분과 영향을 주고받기 때문에 소재의 노화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특히 높은 온도와 습도는 PU의 가수분해를 촉진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거의 신지 않은 운동화라고 해서 반드시 소재 상태까지 새것이라고 볼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몇 년 동안 신발장이나 상자 안에 넣어둔 신발이라면 오랜만에 신기 전에 밑창 상태를 살펴보는 것이 좋습니다.

구매한 날짜보다 실제 소재가 만들어진 시점이 더 앞설 수도 있다는 점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매장에서 구입하기 전 제조와 유통, 보관 기간이 이미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10번밖에 안 신었다”는 것과 “신발 소재가 새것이다”는 반드시 같은 의미는 아닙니다.

신발장에 보관했는데 왜 문제가 생겼을까?

신발을 햇빛이 들지 않는 신발장에 넣어두면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소재 관리에서는 햇빛만 피한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특히 통풍이 잘되지 않고 습기가 많은 공간이라면 장기간 보관에 좋은 환경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폴리우레탄 소재를 사용한 신발 제조사들도 장기간 보관할 경우 건조하고 통풍이 잘되는 환경을 권장합니다.

따라서 비나 눈에 젖은 운동화를 충분히 말리지 않고 신발장에 넣거나, 습도가 높은 공간에서 장기간 보관하는 습관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신발을 세탁한 뒤에도 마찬가지입니다.

겉이 말랐다고 바로 밀폐된 상자나 신발장 깊숙한 곳에 넣기보다는 내부까지 충분히 건조됐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런 상태라면 접착제부터 바르지 마세요

오랜만에 꺼낸 운동화의 밑창이 조금 벌어졌다면 벌어진 부분을 손으로 살짝 확인해 보세요.

단, 억지로 잡아당겨 손상을 키울 필요는 없습니다.

밑창과 중창의 형태가 단단하게 유지되고 있는데 접착된 경계만 떨어졌다면 신발 수선이 가능한지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창에 여러 개의 작은 균열이 보이거나 손으로 눌렀을 때 쉽게 부스러지고, 걸을 때마다 가루나 조각이 떨어진다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이 경우 소재 자체가 열화됐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벌어진 한 부분만 접착제로 붙여도 다른 부분에서 다시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특히 밑창 전체가 불안정한 신발은 걷다가 갑자기 분리될 경우 넘어질 위험도 있으므로 상태를 확인하기 전 장시간 외출이나 운동에 사용하는 것은 피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오래된 운동화는 집 앞에서 먼저 신어보세요

몇 년 동안 신지 않았던 운동화를 여행이나 등산, 장거리 걷기에 바로 신고 나가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겉으로는 멀쩡해도 내부 소재의 열화는 외관만으로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먼저 밑창 옆면을 살펴보고 균열이나 들뜸이 없는지 확인한 다음 집 주변에서 짧게 신어보세요.

걸은 뒤 밑창 경계가 벌어지지는 않았는지, 중창에서 가루가 나오지는 않는지 다시 확인하면 좋습니다.

특히 오랫동안 보관했던 등산화나 쿠션이 두꺼운 운동화라면 여행 당일 처음 꺼내 신기보다 미리 상태를 점검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앞으로 운동화는 어떻게 보관해야 할까?

오랫동안 신지 않을 운동화라면 보관 장소의 습기와 열을 줄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운동 후 땀이나 비에 젖었다면 충분히 말리고, 지나치게 덥거나 습한 장소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통풍이 전혀 되지 않는 상태로 장기간 방치하는 것도 좋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끼는 신발이라고 무조건 오랫동안 보관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일부 PU 소재 신발의 경우 시간에 따른 노화 자체를 완전히 막을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멀쩡해 보이는 운동화도 ‘신은 횟수’만 보지 마세요

오래 안 신은 운동화 밑창이 갑자기 벌어졌다면 “접착제가 불량인가?”라고 생각하기 전에 먼저 밑창과 중창의 상태를 확인해 보세요.

접착된 경계만 깔끔하게 떨어졌는지, 아니면 중창 자체가 갈라지고 푸석해지거나 부스러지는지가 중요한 구별점입니다.

특히 PU 소재가 사용된 신발은 오랜 시간과 습기 등의 영향을 받아 신발장 안에서도 가수분해가 진행될 수 있습니다.

결국 운동화의 상태를 판단할 때는 얼마나 많이 신었느냐뿐 아니라 얼마나 오래됐는지, 어떤 환경에서 보관했는지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몇 년 만에 꺼낸 운동화가 겉보기에는 새것처럼 멀쩡하다면 바로 신고 나가기 전에 밑창부터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신지 않은 시간이 운동화의 시간이 멈춰 있었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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